2011/01/23 12:26

주제가 있는 리뷰 9. DJ들의 음악에 귀를 기울여보자! 주제가있는리뷰

<주제가 있는 리뷰 9. DJ들의 음악에 귀를 기울여보자!>


MC의 랩이 힙합의 전부는 아니라구요!

흔히들 힙합의 4요소로 MC, DJ, B-Boy, 그래피티를 꼽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힙합의 4요소를 꼭 알아야만 힙합을 들을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힙합의 4요소를 모르는 사람들도 당연히 에미넴을 듣고, 칸예를 듣는다. 그러나 이들이 듣는 것은 에미넴과 칸예의 '랩'이다. 사실 힙합이라 하면 사람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것은 MC들의 랩 뿐이다. 엄연히 힙합 4요소의 자리를 꿰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사람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것이 DJ, B-Boy, 그래피티인 것이다. 더구나 힙합 좀 들어봤다는 소위 '리스너'들조차도 이들 DJ, B-Boy, 그래피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God MC Rakim은 'Move the Crowd'라는 곡에서 본인의 직업(?)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는 등, 참으로 많은 MC들이 친절하게도 자신들의 직업에 대해 무수히 많은 설명을 남겨줬더랬다. 그렇지만 DJ나 B-Boy, 그래피티 작가들은 자신의 직업을 홍보할 방법이 별로 없지 않은가! (...농담...) 아무튼간에, DJ, B-Boy, 그래피티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나는 DJ의 음악을 조금이나마 알리기 위해 이 글을 써보기로 했다.


스크래치 '쩌는' DJ의 음악을 들어보자!

Dilated Peoples, Ear Drums Pop (The Platform, 2000)
2명의 MC와 1명의 DJ로 구성된 Dilated Peoples의 음악이 특별한 까닭은 맛깔나는 스크래치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Dilated Peoples의 DJ Babu의 스크래치는 적재적소에 들어가서 듣는 이의 고막을 시원스럽게 '긁어'준다. 때문에 Dilated Peoples의 음악을 이번 리뷰의 첫번째 대상으로 삼은것도 전혀 무리가 아닐 것이다. 이번에 골라본 것은 그들의 1집 앨범 The Platform 앨범에 수록된 Ear Drums pop이라는 곡이다. 팡팡 터지는 드럼과 스크래치가 잘 어우러진 곡이다.





X-Ecutioners, A Journey Into Sound (Built from Scratch, 2002)
DJ에 대한 글을 쓰면서, X-Ecutioners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뉴욕의 DJ들로 구성된 X-Ecutioners는 어디서도 들어볼 수 없는 DJ 기술을 선보이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DJ 크루이다. 그들의 앨범 중 Built from Scratch는 가장 돋보이는 것으로, 앨범의 제목처럼 듣는 내내 시원스런 스크래치를 즐길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이 앨범에서 추천하는 곡은 린킨 파크와 이들이 함께한 곡인 It's Goin' Down이지만, 나는 다른 곡을 선택해봤다. 비트박스와 스크래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A Journey Into Sound이다.




Common, Resurrection (Resurrection, 1994)
누군가 맛깔나는 스크래치가 들어간 곡을 딱 하나만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Common의 Resurrection을 고를 것이다. Common의 엄청난 팬이자, 또 Resurrection 앨범을 굉장히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 앨범의 첫번째 수록곡 Resurrection이 시작될 때 울려퍼지는 상큼한 스크래치는 그야말로 설렘 그 자체로 다가오곤 한다. 꼭 들어보시라!






Nas, The World Is Yours (Illmatic, 1994)
너무 유명한 곡을 골랐나? 다름 아닌 불후의 명작 Illmatic 앨범에 수록된 The World Is Yours라는 곡이다. 이 곡에서 Nas의 랩과 가사는 물론이고, Pete Rock의 몽롱한 비트는 정말 일품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를 돋보이게 해준 것은 단연 Pete Rock의 스크래치가 아닐까. 곡 중간 중간에 들어가는 '찌끼찌끼'하는 스크래치 소리는 이 곡의 별미 중 별미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곡 후반부에 'Break it down!'이라며 나직이 시작된 'I~i~i~'ts yours!'하며 긁어줄때의 그 느낌은 이 곡을 들어본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Fat Joe, The Crack Attack (Don Cartagena, 1998)
이번엔 뚱뚱이 Joe 차례이다. 그 유명한 D.I.T.C의 멤버로, 지금까지도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Fat Joe! 그의 3집 앨범이 Don Cartagena이며, 내가 고른 건 그 두 번째 수록곡 The Crack Attack이다. 시작부터 스크래치로 시원스럽게 '긁어준' 이 곡엔 훅이 따로 없다.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건 스크래치이다. 처연한 피아노룹, Fat Joe의 묵직한 보이스, 시원스런 스크래치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이 곡의 분위기 역시 환상적이다!





DJ Q-Bert, Enter the Wave Twisters (Wave Twisters, 1998)
뉴욕에 X-Ecutioners가 있다면 캘리포니아에는 Invisibl Scratch Piklz가 있다. 그리고 Q-Bert는 Invisibl Scratch Piklz의 제일 가는 멤버이다. 정말이지 Q-Bert의 앨범을 듣다보면 소름이 돋는다. 장담컨대, 그는 오직 스크래치만으로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세계에서 몇 안되는 사람이다. 그의 앨범 Wave Twisters도 그런 식으로 만들어졌다. '스크래치 컨셉'의 턴테이블리즘 앨범 답게, 이 앨범에선 스크래치의 모든 것을 들을 수 있다. Enter the Wave Twsters를 골라놓긴 했지만, 이 앨범 유기적인 구성이니 그냥 다 들어보시라!




Kanye West, Classic DJ Premier Remix
(Better Than I've Ever Been, 2007)
이 곡도 스크래치가 들어가면서 엄청난 발전을 맞이한 것 같다. 리믹스가 원곡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불변의 법칙과는 달리, Kanye의 원곡이었던 것을 DJ Premier가 리믹스하면서 훨씬 더 듣기 좋은 곡으로 바뀌게 되었다. 묵직한 베이스와 더불어 중간 중간 삽입된 스크래치는 이와 같은 변화의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
 




랍티미스트, Coasal
(Mind Expander, 2008)
외국의 힙합에만 DJ가 있는 건 아니다! 국내의 힙합 앨범 중, 랍티미스트의 Mind Expander 앨범에 수록된 Coasal에서도 시원스런 스크래치를 즐길 수 있다. 랍티미스트는 2집을 발표하면서 이 곡을 선공개하며 리스너들의 기대감을 한층 더 끌어올렸더랬다. 그리고 Coasal의 효과 그 이면엔 DJ Wegun의 스크래치가 한 몫 단단히 한 것이 분명하다. DJ Wegun은 스크래치 분야에서 분명 탁월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이 글에서 추천하진 않았지만, DJ Wegun의 School for Dummies 앨범도 스크래치를 즐기기에 좋으니, 꼭 들어보시길!




가리온, 이렇게 (GARION, 2004)
가리온의 팬으로서 요즘의 가리온에게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아쉬움은 역시 J.U의 부재이다. 가리온의 1집 앨범이 소위 '명반'으로 대우받는 데에는 J.U의 비트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1집 앨범 중에서도 이번에 꼽은 곡은 '이렇게'이라는 곡이다. J.U 특유의 묵직한 베이스와 드럼과 더불어 이 곡을 매력적으로 만들어 준 것은 당연 스크래치이다! 곡의 진입 부분과 훅 부분에 들어간 스크래치는 J.U가 프로듀싱 뿐만 아니라 스크래치에도 능한 DJ였음을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이글루스 가든 - 세상은 넓고 들을 음악은 많다

덧글

  • 외계소년32 2011/01/23 14:00 # 삭제 답글

    글쓰시는라 수고하셨어요. 힙합의 4대요소! 예전에 김수용에 힙합 만화보면서 깨우쳤던 기억이 나내요. 디제이가 들려주는 비트와 스크레치가 있어야 랩이 있는데 분리해서 생기하는 사람이 많죠. 그래도 요즘은 프로듀서나 디제이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고 생각하내요. 로사님의 음악 청취량은 항상 놀랍내요. 소개 감사해요
  • 로사 2011/01/23 22:11 #

    사실 저도 턴테이블리즘쪽 앨범들까지 많이 들어보진 못했어요. ^^; 턴테이블리즘 그 자체를 즐긴다기보단 비트 곳곳에 삽입된 스크래칭을 좋아하는 편이라서요!
    상황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까지도 아주 유명한 몇몇 DJ를 제외하면 열악한 것 같아요. 저도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겠습니다. ^^
  • 슈3花 2011/01/24 19:44 # 답글

    와우.. 들어보지 못한 곡들이 절반(5곡)이 넘네요 ㅠ 그래도 아는 곡들이 보여서 반갑기도 합니다. 여기저기 찾아서 한 번 들어봐야겠습니다. 소개 감사해요(2)

    J-U 너무 그립습니다 ㅠ
  • 로사 2011/01/24 23:34 #

    J.U 너무 그립죠 ㅠㅠ 가리온으로서의 활동이 어렵다면 솔로 활동이라도 꼭 보고 싶은 뮤지션 중 한명이에요!
  • tunikut 2011/01/24 20:49 # 삭제 답글

    너무나 공감가는 글입니다! 저 역시 DJ D-Styles나 Mista Sinista 같은 분들 레코드를
    가끔 구입하곤 하는데 이런 음악들에서 느껴지는 재미는 그닥 회자되지 않는 것 같아서
    항상 아쉽다고 생각했거든요. 이건 국내 뿐만 아니라 본토에서도 여전히 dj culture는
    완전 비주류로 가는 듯 해요..

    사실 디제이들이야 말로 힙합을 창조해낸 분들 아닙니까.
  • 로사 2011/01/24 23:43 # 답글

    D-Styles도 정말 좋죠 ^^ Phantazmagorea 앨범 참 좋더라구요.

    브레이크비트와 스크래치가 없었다면 과연 힙합이 생겨날 수 있었을까요! 요즘은 힙합 매니아를 자처하면서도, 뿌리에 대한 기본적인 리스펙트 없이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서 아쉬워요. ㅠㅠ 또,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굳이 이런 진지한 고민 없이도 순전히 '듣는 재미'만으로 DJ들의 음악을 찾게 될 그 날이 얼른 왔음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tunikut 2011/01/25 02:30 # 삭제

    헉! phantazmagorea... 그 앨범 구하셨나요? 전설의 희귀반.. ㅠㅠ
  • 로사 2011/01/25 17:32 #

    못 구하는 앨범들은 일단 비합법적인 경로로..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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